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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ation or destruction
오늘의 음악

트윈폴리오 - 웨딩케이크

by Neoklassik 2020. 4. 18.

송창식과 윤형주가 호흡을 맞춘 트윈폴리오의 앨범은 명반으로 손꼽힌다.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만나 공연과 방송 출연으로 인기몰이를 한 이들은 단 한 장의 앨범을 내놓고 해체되었다.

 

‘축제의 노래’ ‘하얀 손수건’ ‘사랑의 기쁨’ 등과 함께 앨범에 수록된 ‘웨딩 케이크’는 미국의 만능 엔터테이너 코니 프랜시스의 히트곡에 윤형주가 노랫말을 붙였다. 원곡은 맑은 음색의 여가수가 다소 경쾌하게 불렀다면, 번안곡은 화음이 돋보이는 슬로 템포의 곡으로 변신했다.

 

원곡에서의 가사는 굉장히 건강하게 생활하는 젊은 부부가 밝은 미래를 그리는 이야기다. 가정이란 게 그렇지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고 살자는 메시지를 담는다. 웨딩 케이크도 결혼생활을 힘들어하던 아내에게 남편이 사주는 케이크를 말한다. 가정 주부의 평범한 일상을 노래한 코니 프랜시스의 원곡이 트윈폴리오를 거쳐가며 슬픈 가사가 된 데는 사연이 있지 않을까? 내일 원치 않는 사람에게로 시집 간다는 트윈폴리오 번안 가사에서 우리는 이뤄지지 않는 첫사랑을 떠올릴수도 있다.

 

트윈폴리오가 처음 원곡을 들은 건 듀오를 결성하고 얼마 안 돼서였다. 무슨 곡을 듣던 우리가 부를 만한 화음인지 고민하던 시기인데 ‘웨딩 케이크’는 듣자마자 자연스레 화음이 떠올랐다고 한다. 우리 시대 팝송에는 칸소네(이탈리아어: canzone '노래' 라는 뜻)가 가진 신파조(구태의연한 슬픈 스토리 라인- 한마디로 잘 팔리는 멜로스토리)가 있었다. 거기에 익숙해져있던 시기여서 조금은 촌스럽지만 가슴 아린 이야기로 써보자, 했다고 한다.

쓰다 보니 처음 생각보다 굉장히 슬퍼지고, 2절까지 윤형주가 쓰고 송창식에게 3절을 맡겼더니 더 슬퍼졌다. 

참고로 당시 윤형주의 나이는 스물 두살 이였다고 한다.

 

 

 

 

트윈 폴리오 - 웨딩케이크

 

 

 

이제 밤도 깊어 고요한데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잠 못 이루고 깨어나서

​창문을 열고 내어다 보니

사람은 간 곳이 없고

​외로이 남아있는 저 웨딩케익

그 누가 두고 갔나 나는 아네

​서글픈 나의 사랑이여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원치 않는 사람에게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가네

​그대 아닌 사람에게로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사랑치 않는 사람에게로

마지막 단 한번만 그대 모습 보게 하여 주오

사랑아

 

아픈 내 마음도 모르는 채

​멀리서 들려오는 무정한 새벽 종소리

행여나 아쉬움에 그리움에 그대 모습 보일까

창밖을 내어다 봐도

이미 사라져버린 그 모습 어디서나 찾을 수 없어

남겨진 웨딩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남겨진 웨딩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음- 음- 음- 음- 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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