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의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의 피아노 곡 <3개의 짐노페디> 중, 세번째 곡.
<3개의 짐노페디>는 제목처럼 모두 3곡으로 이뤄져 있다. 짐노페디는 그리스어로 ‘벌거벗은 소년들’ 이라는 뜻.
하지만 실제적이기보다는 상징적인 제목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벌거벗었다’ 라는 표현은 사티의 음악에 매우 적절한 제목이기도 하다.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어버린, 말하자면 불필요한 장식이나 감정의 과다 노출이 없는 단순한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사티의 친구였던 시인 장 콕토는 이 곡을 듣고 “벌거벗은 음악” 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에릭 사티는 서양 음악사를 통틀어 매우 독특했다는 사람 중 하나로,
그는 내성적이고, 복잡한 것을 싫어했다.
그는 명상적이면서도 듣는 이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들을 선호했다.
그것은 당대의 주된 흐름이었던 후기 낭만주의, 또 프랑스의 드뷔시가 개척한 인상주의 음악과도 사뭇 다른 것이였다.
사티는 감정의 과잉을 좋아하지 않았을 뿐더러 인상주의 음악가들이 애호했던 관념적 소재, 모호한 표현법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티의 음악은 차갑고 건조한 것 같으면서도 듣는 이에게는 감각적으로 익숙하게 다가온다.
그가 남긴 짐노페디는 그러한 것을 추구하던 그의 산물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소리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사람, - '음운론자' 라고 칭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짐노페디는, 옛 시몬스 침대 CF 배경음악, 자장가 음악 등 으로 익숙하게 알려져 있다.
제일 유명한 1번 보다 나는 좀 더 애처롭게 들려오는 3번을 더 선호한다.
영상 링크의 연주자는 Reinbert de Leeuw 인데, 그 어떤 연주자들 보다 느린 템포로 연주하는 것이
에릭 사티의 미니멀한 감성을 더욱 와닿도록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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